
이번 4월 10일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이 사실상 목숨만 부지한 '참패'를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025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금투세는 지난 2023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현재 정부에서 2년간 시행을 유예한 상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은 '부자 감세'라며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청원인 5만명을 넘기며 기획재정위원회로 회부되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개미에게 더 불리한 정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필자도 주식투자 시장의 큰손들에 비하면 턱없이 소액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이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반대한다. 왜? 야당에서는 '부자 감세'라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기 때문이다.
큰 손 과세? 개인투자자들도 과세 대상이다
금투세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게 되는 소득에 과세하는 제도다. 연 5,000만원까지는 공제해주고 그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는 아래 표와 같은 과세율로 세금을 부과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개요 | |
과세 대상 | 주식, 펀드, 파생상품등의 금융상품에 투자해 실현된 수익 |
기본 공제 | 국내 상장 주식과 공모주식형 펀드: 5,000만원 |
과세율 | 3억원 이하: 22% (금융투자소득세 20%+지방소득세2%) 3억원 초과: 27.5% (금융투자소득세 25%+지방소득세2.5%) |
과세방법 | 반기 원천징수 |
과세 체계 | 손익통산, 손실이월공제 도입 |
시행 예정일 | 2025년 1월 1일 |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라는 논리로 2025년 시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5천만원 이하의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기 때문인데, 문제는 그 근거로 제시된 기간이 잘못되었다. 금투세가 처음 논의된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0년부터 이어진 박스피 구간을 기간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증시가 급등했던 2020년 이후를 포함하게 되면 금투세 과세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 듯 하다.
이럴바엔 해외투자 한다
국내 주식 시장이 그나마 갖고 있던 장점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금투세 도입을 하게 되면 기존에 없던 세금을 추가로 내는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시장으로 떠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거기에다 반기마다 원천징수하는 방식 때문에 나중에 세금을 환급받을 일이 생기면 세무서에 직접 들러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주식 시장에 대거 들어온 20-30대 청년들은 똑같은 세금을 내더라도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해외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실제로 금투세에서 과세하는 3억원 이하의 소득 22%는 해외주식시장의 250만원 초과 소득에 대한 과세율(22.5%)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치다. 똑같이 세금을 낼거라면 원화로 올리는 수익보다 달러로 올리는 수익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복리효과가 사라지는 것도 크다. 꾸준한 수익률로 오랜기간 장기투자하면서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이 복리효과인데, 금투세가 도입되면 수익에 대한 원천징수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는 복리효과가 반감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복리효과를 노리고 큰 규모의 자금을 증시에 넣어놓았던 투자자들은 이에 반발하고 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좋을 것 없는 주식시장, 우상향은 절대 없다
더 큰 문제는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 증시가 쪼그라든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해외 경제 상황에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은 더욱 휘둘리게 되고, 박스피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코스피 시장은 영원히 박스피로 불릴 수 있다.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과 비교해서 증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 세금인데, 이를 과세하게 되면 개미들은 아무도 국내 증시에 투자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주식 시장은 다양한 자금이 유입되고, 기업의 실적이 받쳐주면서 상승한다.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부침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미국 증시가 그렇고, 유럽 증시가 그렇고, 일본 증시가 그렇다. 말로는 선진국을 자부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은 전혀 선진국 증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지금 2,700선을 간당간당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의 폭락은 불보듯 뻔하고 2021년의 코스피 3,000 도달은 먼 산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의 증시보다 성장성도 훨씬 떨어지고, 수익성도 좋지 않은데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과세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를 착취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오히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처럼 외부 상황에 취약한 국내 증시를 강하게 만들고, 자금 유입의 매력을 크게 올려 선진국의 금융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지금 상황에는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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