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2024년 8월 6일 한국경제신문 A29면 '경제야 놀자'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포스팅]
헬조선.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부를 때 먹고 살기 힘들다는 뜻으로 종종 표현하는 별명이다. 그 이면에는 돈이 많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어가 있다. 전국에 교통, 통신 인프라가 대부분 갖추어져 있고, 대도시에는 문화 생활도 즐길 수 있어 돈만 있으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돈이 많지 않아 생기는 박탈감이 어릴 때부터 겪는 무한 경쟁과 합쳐져 나오는 표현이 '헬조선'이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는 달리, 정말 부자인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을 그렇게 반기지는 않는 듯 하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 기업 헨리앤드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한민국에서 유동 자산 100만달러, 한화로 약 13억원 이상인 부자가 1200명 순유출될 것이라고 한다. 정작 돈을 많이 갖고 있는 부자들은 우리나라를 떠나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위 이미지처럼, 우리나라는 고액 자산가 순유출 상위 10개국 중에 4위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이들 10위권 국가들 중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권위주의 정부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치안이 불안하거나,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라는 점이 그것이다.
이러한 국가들을 제외하고 보면, 눈에 띄는 국가는 영국과 우리나라다. 영국과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무언가가 고액 자산가를 떠나게끔 만들고 있는 것인데,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영국은 약 5억이 넘는 자산을 상속받는 사람에게 초과분의 40%를 상속세로 부과하고, 우리나라는 이에 50% 할증을 더해 상속 재산에 최고 60%의 상속세를 부과한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배우자가 상속받는 자산에 대한 세금인 배우자 상속세도 있다.
부자에 유난히 인색한 우리나라, 하지만
혹자는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 정부 수입이 늘어나고, 그 돈을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액 자산가들 역시 사람이고, 절대 바보가 아니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서 낼 바에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이 본인에게 이득이다. 부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인해 도움을 받던 사람들이 도리어 세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바뀌는 것이다.
드라마 같은 각종 미디어에서는 자산가들이 욕심만 많고 아래 사람들에게서 부를 착취하는 탐관오리로 보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부자들이 벌이는 사업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그 일자리를 통해 우리가 먹고 사는게 유지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부자들이 떠난다? 그 국가에서 유통되던 수많은 자본들이 없어져 버리게 되고, 시장경제의 근본이 무너지게 되면서 결국은 모두가 가난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주 간과하는 사실이 부자들의 '결과'만 보고 저 사람은 부유하게 산다는 것을 보며 부러워하지, 어떻게 저 사람이 돈을 모으고 부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보면 대부분의 부자는 평범하거나 가난한 집에서 나고 자라면서 그것을 탈출하려 했고, 그래서 일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해가며 돈을 벌고 사업을 벌여 성공에 이른 사람들이 많았다. 부자들을 욕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처럼 일을 할 자신이 있는걸까?
내가 부자가 아니라서, 부자를 욕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내가 부자가 되지 못해서, '나는 부자가 되지 못했는데, 왜 저 사람은 부자야?'라는 부러움과 질투의 감정이 헬조선을 만들어낸 데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한 때는 직장에서 받는 월급이 너무나 초라해 보이고,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의 연봉이 나보다 2배 혹은 그 이상 높은 것을 보며 부러워하고, 질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을 '내가' 하면 되는 것이다. 20대 후반부터 30대를 살면서 생긴 일종의 좌우명이 "다니는 직장이 규모가 크던 작던 '남의 돈을 벌어먹는' 행위는 어디서든 힘들다, 그리고 그걸 내가 사장이 되서 직접하는 것은 더 힘들다"라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일의 성과와 급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싶고 돈을 벌게 해줄 아이템을 찾아서 직접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어렵다. 마케팅부터 홍보, 영업, 재무관리까지 직장에서 부서별로 나뉘어 분업하는 것을 오롯이 혼자서 해야 한다. 그것도 상당한 시간과 확실치 않은 가능성으로.
이 때문에 나는 유일하게 계층을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투자 시장에 있다고 보는 것이고, 투자 공부를 통해 월급보다도 더 많은, 적어도 월급만큼의 수익을 내기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 금투세이고 나는 이 금투세를 극혐하는 것이다.
한창 무한도전이 잘 나가던 2010년대, 노홍철을 보고 하하가 하던 말이 있다. 적어도 이거달라 저거달라 요구하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대는것보다는, "니(부자)가 하면 나도 한다!!"라는 마인드가 인생을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투자노트 > 선비's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06.03]방구석 선비가 생각하는 자기계발 (5) | 2025.06.03 |
---|---|
1970년대 세계 경제흐름을 보면, 현재 상황 이해하기 쉽다 (2) | 2025.02.28 |
민주당 금투세 토론 시행 vs 유예, 김영환 의원님 인버스 투자요?? (7) | 2024.09.24 |
엔비디아 기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0) | 2024.06.09 |
어느 민주당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 (6) | 2024.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