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부터 이번주 화요일까지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다. 텐진역에서 명품 지갑을 국내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하고, 국내에 없는 물건을 쇼핑하는 재미는 여전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900원, 때로는 890원대까지 내려가 있는 엔저 현상 덕분이 컸다. 같은 가격이라도 체감상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이러한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달러처럼 엔화 자체에 투자를 해 차후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개인에게는 이러한 엔저 현상이 일본 해외여행을 계획하도록 만드는 등 좋은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국가 경제,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고달프게 느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똑같은 가격이라도 수입국에서 체감하는 가격이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일 때 미국에서 10달러로 판매되는 우리나라의 물품은 11,000원으로 계산된다. 이 때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 되면 같은 10달러라도 10,000원으로 계산이 되게 된다. 수입국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만큼 같은 제품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같은 가격이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에 수출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현재 일본의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의 품질 좋은 물건들이 저렴해진 가격으로 우리나라에 공급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다. 일본 제품은 다른건 몰라도 품질은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의 고품질 철강이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철강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일본 정부는 지금의 엔저 현상을 기회로 삼아, 30년째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을 일으키고, 내수를 다시 활성화 시키려는 속셈이 클 것이다. 특히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서 강한 경쟁력을 나타내는 일본 기업들이 현재의 반도체 패권 경쟁 상황과 맞물리면서 일본 제품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대 중국 무역 감소에 이어 첨단 기술 시장에서 일본에게 밀리는 등 좋지 못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기업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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