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오리온-레고켐 바이오 5,500억 인수

과자 기업과 바이오 기업의 거대 인수-합병 소식

주초, 한미사이언스-OCI 그룹의 통합 소식에 이어 오리온 그룹이 레고켐바이오를 5,500억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현재 레고켐바이오의 최대 주주인 김용주 대표이 가지고 있는 지분 10.49%(특수 관계인 포함) 중에서 4.93%와 새로 발행하는 4,698억 규모의 신주를 오리온 그룹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합한다.

오리온 그룹은 해외 영업을 통해 쌓아놓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낙점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오리온그룹은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으로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레고켐바이오는 최신 바이오 기술인 ADC 연구를 위한 자금 확보가 과제였던 상황이어서 자금을 확보할 곳이 필요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레고켐 바이오의 기존 경영진과 운영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현재 개발중인 ADC 신약 개발에는 차질 없이 연구를 위한 자금이 풍부하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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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레고켐 인수 소식에 주주들은 '패닉 셀' 왜?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 주주들은 '패닉 셀'로 반응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레고켐바이오 역시 장초반에는 상승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하락 마감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겠지만, 현재 뚜렷한 매출이 없는 레고켐 바이오를 인수해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일부는 오리온그룹이 바이오사업에 도전하면서 기존 과자 매출 등으로 발생하던 재무제표의 실적 안정성이 희석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어 기업에 투자할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증권시장에서는 두 기업간의 인수에 대해 '과자 기업이 바이오에서 성공할 수 있나?'라는 의구심이 깔려 있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 대형 기업을 제외하면 여전히 뚜렷한 매출과 실적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구심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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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성과에 따라 레고켐-오리온 성장 갈릴듯

반면에 레고켐바이오가 연구자금 부족없이 기존 경영진을 토대로 ADC 연구개발의 기반을 마련한 것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레고켐바이오의 ADC 연구개발은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인 얀센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ADC는 Antibody-Drug Conjugate의 약자로, 암을 치료하는 물질(Drug)을 암에 특이적으로 달라붙는 항체(Antibody)와 결합한 것으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오리온그룹도 레고켐 바이오의 기술수출 성과를 보고 바이오 업종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을 것이다.

결국 키는 레고켐바이오의 연구역량과 그에 따른 성과에 달려 있을 것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오리온그룹으로부터 5년 간의 연구개발자금을 수혈받았다고 한다. 얀센과의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가능성과 성과를 보인만큼, 향후 더 많은 ADC 신약을 개발하고 매출을 확대한다면, 오리온그룹과 레고켐바이오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맞이할 것이고, 시장도 그에 반응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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