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증시의 이슈 중 하나는, 누가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할 것이냐일 것이다. 애플과 MS 모두 시가총액이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10여년 넘게 1위 자리를 유지해온 애플이 과거의 전성기를 되찾은 MS의 추격을 거세게 받고 있다. 지금도 MS와 애플이 수시로 1위자리를 내줬다가 되찾는 그림이 다시 나오고 있어 2024년 미국 시가총액 1위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대해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애플: 4분기 연속 매출 감소, 매그니피센트 7 중에서 성적 '최하위'
지난 2023년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이 증시를 주도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애플은 역설적으로 가장 부진했다.
애플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많다. 미-중간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며 총 매출의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발생시켰는데, 미국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제재하고,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새로운 첨단 반도체를 이용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내부에서도 애국 소비 심리를 자극해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만큼 애플의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최근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 절대 시행하지 않던 가격 인하 정책을 중국 시장에서 시행하기로 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AI라는 거대한 신기술에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으면서, 혁신이 없다는 비판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AI라는 메가 트렌드에 뛰어들고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반면, 애플은 4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주가는 48%가 오르면서 많이 오른 듯 보이지만 나스닥 증시 전체가 바닥을 찍었다가 다시 올라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면 애플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MS: 오픈AI를 업고 AI 시장에서 사실상 승자, 기존 성장동력도 굳건함
반면, MS는 2023년 분기 내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하며 과거 전성기의 MS가 부활했음을 알렸다. 2023년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10% 이상 성장하며 2023년에만 약 180조라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2023년이 되자마자 오픈 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AI 열풍을 이끌어내 사실상 AI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 플랫폼인 X-box에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편입시켰고, 단숨에 거대 게임사로 진화했다. 당시 메타버스가 유행할 때 메타버스 시대에서 게임을 가장 많이 소비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이다. 기존 주요 수익 창출원인 클라우드 시장도 크게 성장하며 시장 1위 아마존(AWS)과의 격차는 좁히고, 3위 구글과는 벌리고 있다. 이처럼 M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면서 AI, 게임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위치를 선점한 효과를 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관건은 애플 '비전 프로' vs MS 'AI 수익화'
애플 역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데, 북미에서 2월 2일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 '비전프로'다. 대당 3,499달러 한화로 대략 450만원 가량의 고가 장비인 비전프로는 혼합현실(MR)을 경험할 수 있는 헤드셋으로 애플의 플랫폼을 애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워낙 고가인데다 헤드셋만으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비전프로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는 달리 미지근하다. 하지만 애플워치, 에어팟, 애플 펜슬 등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때마다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비전프로 역시 애플의 단단한 매니아층과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애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MS는 작년 대대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 AI를 수익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MS의 대표적 업무 도구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에 AI를 결합한 '코파일럿'을 출시할 계획이라고도 밝힌데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비전프로처럼 메타버스를 대비해 게임 컨텐츠 등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도 풍부한 MS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총 1위' 승자는 MS
개인적으로는 아이폰을 통해 2010년대를 이끌었던 애플이 새로운 혁신을 이루지 않는 이상, 2020년대 AI 혁신은 MS가 이끌어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애플의 수익 창출이 아이폰에 머물러 있는 반면, MS는 기존의 클라우드 시장에 AI라는 새로운 물결을 선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MS가 주춤하는 동안 애플이 치고 나갔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 역시 2023년에는 아이폰 등의 매출이 예상보다는 저조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품이고 또다른 혁신을 통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과 세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급격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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