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 무엇이 일을 크게 만들었나

'자본 잠식' 티몬, 위메프

과거 2010년대 초반, 국내에서 온라인 시장이 등장하고 크게 성장하기 시작할 때, 티몬, G마켓, 위메프, 11번가 등의 기업들은 초기 우리나라의 인터넷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기업들이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 현재는 쿠팡, 네이버 등에게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내주고, 중국의 알리, 테무 등 외국 e-커머스 기업들에게도 밀리면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지 오래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중심인 티몬, 그리고 위메프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 잠식' 상태가 되었다.

자본 잠식은 자기 자본이 자본금보다도 작은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제 살 깎아먹으면서 연명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티몬과 위메프는 계속된 적자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은 없으면서 기업 이름만 유지하는, 당장이라도 망해서 없어질 수 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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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의 모기업 큐텐은 어떤 기업?

여기서 나오는 것이 큐텐이라는 기업이다. 큐텐의 대표이사는 구영배 대표이사로, 이 사람은 과거 2003년 인터파크에서 G마켓을 분리, 창업하면서 국내 온라인 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한 e-커머스의 아버지 격인 사람이다. G마켓이 승승장구 하면서 성장할 무렵 2009년 이베이에 이를 매각하고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회사가 큐텐이다.

큐텐을 설립할 당시, G마켓을 인수한 이베이는 구영배 대표이사에게 국내에서 e-커머스 사업을 10년간 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구 대표이사는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설립해 사업을 영위하던 것이고, 10년이 지난 2020년대부터는 티몬,위메프 등의 국내 e-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며 다시 우리나라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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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나스닥 상장 계획,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

이와 더불어 큐텐은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 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해외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큐익스프레스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미국의 e-커머스 기업 위시를 또 인수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국내 및 해외의 물류,판매망을 갖추어 몸집을 키우고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통해 자금을 유입받아 쿠팡같은 대형 유통회사로 키울려는 구상이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문제는, 이미 산하에 갖고 있는 티몬, 위메프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현금 흐름창출에 대한 능력이 의심되는데, 또 다시 e-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는데 자금을 사용하면서 기업의 재무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큐텐은 이러한 우려를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으로 해결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기도 전에 계속된 경영악화로 결국 이번 사태가 터지게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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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은 내실을 다져야 한다

정리하면 모기업이 자회사의 미국증권시장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이미 경쟁능력을 상실한 기업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몸집을 키우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이 피해는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했던 판매자들, 그리고 그것을 구매한 개인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에 있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몸집을 키워 증시에 상장하고 그것으로 유입된 자금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있다 하더라도, 상장이 될지 안될지 심사를 통과할지 못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그것보다도 먼저 망한 기업을 인수했으면 그것을 회생시키거나 매각 등으로 정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들 최대주주의 큰 욕심으로 인해 그 안에서 생활하던 소상공인과 개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 큐텐의 대표는 이러한 사태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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